結婚 1. 즐거움과 괴로움 속에 그날 그날을 보내는 순영도 어느덧 열여덟 살이 되었다. 봄이 순영에게로 왔는지 순영에게서 봄이 생겼는지 모르나, 순영은 정수박이에서 발꿈치까지가 봄이었다. 육체도 봄이라면 정신도 봄이었다. 살에서 피어나 는 냄새가 봄의 향기라면, 감정에서 솟아나는 공상은 봄의 꿈이었다.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이성(異性)을 그려도 보고, 오지 않는 행복을 손가락에 찍어서 맛보려고도 하였다. 일기가 청명하면서도 무더운 여름날이었다. 숙자의 집에서 는 술 파는 계집애들을 한 달에 두 번씩 대거리로 놀리는 정기일(定期日)이 있는데, 그날은 마침 순영이 놀게 되는 날 이었다. 순영은 그날을 이용하여 월미도의 조탕(潮湯)에 가 서 해수욕을 하기로 하였다. 순영은 일찍부터 서둘렀다. 손 님들에게서 얻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