色酒家 1. 옳다 그르다, 기쁘다 괴롭다 하는 속에서, 바람 불고 비 오 고, 차고 덥고 한 세월을 보내는 것이 인생으로서 면할 수 없는 일이라면 순영도 그러하였다. 순영이 사숙에 다니면서 가무를 배운 지도 어느덧 이태가 되었다. 그리하여 가무나 풍류를 옳게 다 배우는 것은 아니지마는 다른 아이들에게 비하여 성적이 우월하였고, 또는 나이 열여섯이 된지라 신 체도 상당히 발육되어서, 처녀로서 피어나는 때에 으레 있 는 아름다운 구석이 곳곳에 보였다. 측량하기 어려운 것은 세상일이라 하지마는, 아직도 천사 같은 순영이, 그 몸은 재 수사망을 빌기 위하여 고사지내는 아귀도(餓鬼道)의 제단(祭 壇)으로 이바지하지 아니하면 아니 될 만한 무슨 전생의 업 원(業?)이 있었든지 없었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. "얘..